2012년 10월 11일 퇴근길 버스안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내 옆자리에는 20대 초중반되는 여자분이 남자친구한테 받은 듯한 풍선을 갖고 앉아 있었다. 풉. 귀엽네. 10분 정도 지났을까. 어디선가 코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듣고 있던 노래를 잠시 멈추고, 자세히 귀기울여보니 옆에 앉은 여자분이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슬픔이 복받쳐오르는 울음을 애써 참으며 훌쩍 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파왔다. 서러움이나 노여움이 묻어나오는 눈물이 아닌 하염없이 슬플때 나오는 그런 울음소리였다. 여자분은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만큼 -그러나 옆에 앉은 나정도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작은 소리로 - 계속 흐느꼈고 그 와중에도 애써 태연한 척 하려고 하는 듯한 모습에 가슴이 더 아파왔다. 무슨일인지 몰라서- 아니,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사실 이미 촉촉해진 내 눈가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했다. 누가 보면 내가 더 이상하니까). 아는 사람이었으면 꼬-옥 안아주었으련만. 나는 마음속으로 '힘내세요'라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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